(9-1) Outjo마을, (9-2) 빈트훅

 

(1) Outjo마을
트럭킹 여행의 12일째, 평소처림 기상 후 텐트를 정리한 후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쳤다. 오늘은 할랄리를 떠나 빈트훅으로 가는 날이다. 500키로미터 이상을 이동해야 한단다. 할랄리는 공원의 내부로 빈트훅으로 이동하려면 오카쿠요 캠프를 거쳐가야 한다. 이동하는 자체가 게임 사파리로 이동 중 야생동물이 나타나면 자리를 바꿔가며 촬영을 한다. 오늘은 크리스티앙과 같은 중간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그는 망원렌즈가 달린 성능 좋은 카메라로 동물은 물론 나무나 풀 바위까지 모두 담는 의욕을 과시한다. 오카쿠요를 지나 에토샤 국립공원의 정문을 지나니 제법 키가 큰 관목숲이 끝없이 이어진다. 세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마을이 Outjo인데 자카란다 꽃이 피어 있는 작은 마을이다. 큰 길가에 슈퍼마켓에 들러 물이나 음료를 사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는 맥주를 사려고 Bottle Store를 찾아 가니 문을 닫았다. 또 한군데를 찾았는데도 마찬가지로 문이 닫혀있다. 슈퍼마켓에 들러 술 파는 코너를 가니 체인으로 둘러치고 팔지를 않는다. 경비원에게 물으니 나미비아에서는 일요일에 술을 팔지 않는단다. 물이나 마시지 하면서 버디 주위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흑인친구가 하나 오더니 술이 필요하냐고 한다. 자기를 따라가면 맥주를 살 수 있단다. 잠시 망설이다가 “시간이 없다”며 그의 제의를 거절 했다. 그를 따라갔다가 바가지를 쓸수도 있고 혹시라도 사고라도 당하면 큰일이겠다 싶어 잘한 결정인 것 같다.
오우쬬 마을에는 우리 같은 관광객이 내리면 한무리의 행상들이 와서 물건을 사라고 권한다. 대체로 그들이 만든 조악한 수공예품 들인데, 어떤 친구는 어디서 왔으며 이름이 무어냐고 물으면서 즉석에서 팜트리 열매인 단단한 아이보리에 동물과 이름을 새겨 보여 주면서 사라고 권한다.

(2) Oukuhanja
오우쪼와 빈트훅 사이에 있는 마을이 오쿠한자인데 바람이 심한 마을이다. 빈트훅이라는 도시가 바람이 심한지역을 의미하는데 빈트훅에 가깝다 보니 그런가 보다. 패트릭은 빈트훅으로 향하는 도로를 한참 달리다가 12시가 되자 도로옆의 나무그늘을 찾아 버디를 세웠는데 독일 친구들이 식사는 더 있다 하자고 해서 계속하여 달렸다. 남아프리카도 물론이지만 나미비아에도 도로 위에 휴게소란 것이 없다. 도시나 마을이 나타나면 그곳에서 음료수를 사거나 쉬는데, 마을과 멀리 떨어진 간선 도로에는 수십키로미터 마다 큰 나무그늘 아래 콘크리트 탁자와 의자를 만들어 놓은 곳이 눈에 띄는데 이곳이 식사를 하거나 쉴수 있는 휴게소 역할을 한다.  그런데 식사를 할 수 있는 나무 그늘을 찾으면 이미 다른 차가 식사를 하고 있어 2시간 정도를 더 달려 오쿠한자 어귀의 주유스 마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앨버트와 우리들은 능숙하게 의자를 펴고 식기와 재료들을 내어 놓고 식사 준비를 하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 먼지를 날린다. 접시를 가슴쪽에 안고 식사를 했지만 먼지바람이 몰려와 티끌이 주스잔을 덮는다. 서걱거리는 빵조각을 간신히 씹어 먹고 주스는 버렸다. 그런데도 카를로스는 접시를 비우고 빵 한 조각과 베이컨, 치즈를 담아온다. 대단한 식성이다. 오쿠한자의 먼지바람을 맞으며 먹는 점심은 아카시아 나무 그늘의 고마움을 생각나게 하는 자리였다.


(9-2) 빈트훅
 
(1) 나미비아와 아프리카의 꽃 자카란다
식사를 끝내고 오쿠한자의 크래프트 마켓을 둘러본 후 출발하여 빈트훅에 도착했다.
나미비아의 수도이자 국제공항이 있는 도시인데, 우리나라의 지방 소도시처럼 아담하고 조용하다.
시내 중심가를 지나는데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마침 일요일이고 12월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위한 정치 집회가 열리고 있단다. 이곳은 SWAPO당의 오힘바를 위한 집회라는데 마치 축제를 벌이는 것처럼 웃으며 떠들고 춤춘다. 정치 집회가 아닌 즐거운 모임이다. 오힘바의 사진과 선거구호가 적힌 종이가 많이 걸려 있는데 가끔가다 공화당의 헤겐 뮤츠의 사진도 보인다.
빈트훅은 구등지대에 세워진 도시이다. 아프리카의 다른 도시는 대부분 평탄한 지형에 바둑판 같은 도로가 특색인데 빈트훅은 구릉을 따라 도시가 이어지고 도로도 지형대로 오르락 내리락 하며 곡선 도로도 많다.
나미비아는 사막과 초원 그리고 야생동물을 가진 아름다운 나라다. 야생동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대단한 것 같다. 남아프리카도 그렇지만 나미비아의 주요 도로에는 도로의 양쪽으로 약 50미터 후방에 철조망을 설치해 놓았는데 도로에 야생동물이 접근해서 Road Kill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장치이다. 또한 나미비아 화폐를 보면 “헨드릭 빅보이”라는 900년전 나마족 추장의 모습과 야생동물들을 그려 넣었는데, 10불 짜리는 스프링복 20불짜리는 누 50불짜리는 쿠두 100불짜리는 오릭스가 차지하고 있다. 동물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꽃을 들라면 “자카란다”라고 할 수 있다. 커다란 나무줄기에 우산 처럼 가지를 뻗고 지금 이시기에 빨간 꽃을 탐스럽게 펼치고 있는데 그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하나하나의 꽃을 보면 여리고 단순한 것 같지만 나무 전체를 멀리서 보면 탐스럽고 강렬하여 금방 눈에 들어온다. 그 향기도 은은하여 자카란다 나무 밑에 서면 아프리카의 향취가 나는 것만 같다. 자카란다가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한 나라나 지역에서 흔한 꽃이 아니라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에서부터 베타니에 스와콥문트 빈트훅 까지 그리고 보츠와나의 작은마을과 마운시내, 짐바브웨의 빅폴까지 어느 곳에도 자카란다가 환하게 피어있다.
자카란다 꽃은 피면서 금방 꽃잎이 떨어지는데 그 떨어진 붉은 잎을 보노라면 아프리카의 슬픈 운명과 흑인들의 피곤한 삶이 투영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위를 보면 그 강렬한 색감과 탐스러움에 아프리카 사람들 몸속에 흐르는 리듬과 몸짓이 전해져 오는 것 만 같다. 그래서 자카란다를 볼 때 마다 강렬한 아프리카를 떠오르게 한다.

(2) 빈트훅의 저녘만찬
빈트훅 시내의 카드보드박스 호스텔에 여장을 푼 것은 늦은 오후 였다. 이번에도 카를로스는 1인용 침실을 찾아 시내 다른 곳으로 나가고 우리 일행 대부분은 카드보드박스에 머문다. 카드보드박스는 자카란다가 활짝핀 그늘 옆으로 주차장이 있고 윗층에 사무실과 바, 아래층으로 객실과 식당 수영장을 갖춘 도미터리형 숙소이다. 나는 윌슨 볼프강 프레드와 함께 1층의 끝방에 배낭을 옮겨 놓고 빨래도 하고 카메라 배터리 충전을 시켰다.
저녘은 개인 부담으로 레스토랑에서 파티를 겸한 만찬으로 하기로 했다. 패트릭이 섭외하여 예약한 곳은 빈트훅 중심가에 있는 Jo’s Beerhouse였다. 어림잡아 500여명이 앉을수 있는 대형 식당인데 아프리카 동물 우리를 본딴 인테리어로 단체 회식이나 파티에 적합 하도록 공간을 나누어 놓은 식당이다. 식당의 여러 공간을 돌고 돌아 자리를 잡은 곳은 갖가지 나무장식과 유럽의 자동차번호판을 이어놓은 독특한 인테리어에 나무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30여 명이 앉을수 있는 방이다.
메인메뉴를 선택하는데 나는 스프링복 요리가 좋다고 들은 터라 그걸 시키려고 생각 중인데, 패트릭이 무얼 선택할거냐고 묻는다. 스프링복 스테이크가 어떠냐고 하니 스프링복 보다는 오릭스가 더 좋을 거라고 추천한다. 가격표를 보니 오릭스가 가장 비싼 메뉴이다. 그래 패트릭이 추천해 준 것을 한번 먹어보자. 과연 패트릭의 추천은 탁월 했다. 오릭스 스테이크는 소고기와 비슷해서 부드럽고 고소맛 맛이 일품이다. 프레드는 Bushmen fire라는 요리를 시켰는데 큰 접시 가운데 요리의 온기가 지속되도록 작은 알코올불이 타오르고 주변으로 타조, 스프링복, 쿠두의 스테이크가 놓여있다. 한번에 아프리카의 여러가지 맛을 볼 수 있는 요리이다. 앨버트가 주문한 것은 포크요리인데 통닭크기 만한 돼지고기가 숯불에 구워져 나오는 바비큐다. 덩치에 걸맞게 대형의 요리이다. 우리들은 서로가 주문한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요리를 사진도 찍고 하며 즐거운 만찬을 즐겼다. 옆자리에 앉은 브라질 아가씨 캐롤리나가 한국의 음식에 대해서 물었다. 고기는 어떤 종류를 많이 먹는지, 과일은 어떤게 있는지, 채소는 어떤걸 주로 먹으며 맛은 어떤지 등등….
우리는 거의 11시가 되어서야 식당을 나섰는데 의외로 밖은 쌀쌀했다. 조하우스에서의 저녁만찬은 여행 중에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 중에 하나였다.

(3) 빈트훅 시내 관광
다음날 6시에 편안한 잠에서 깬 나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카드보드박스는 큰 대로에 접해 있는데 도로로 나서려는데 문이 잠겨있다. 잠시 망설이고 있으니 밖에서 지키고 있던 경비원이 문을 열어 준다. 스왁문의 빌라비제 처럼 이곳에도 24시간 경비원이 지키는 것 같다. 그에게 고맙다고 하고 밖으로 나서니 자카란다 향기가 진동을 하고 발끝에는 엊저녘 바람에 흩날려진 자카란다의 잔해들이 수두룩하다. 밤새 꽃이 다시 피었는지 나무 위에는 붉은 자카란다가 탐스럽게 피어있다. 도로의 반대편에는 무선안테나 처럼 곧게 뻗은 야자수가 길게 늘어서 있다. 간혹 지나가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걸로 보아 이곳의 공기가 매우 깨끗함을 알 수 있다. 차량이 많은 대도시에서는 거대한 매연에 섞여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숙소의 왼쪽 도로를 따라 언덕을 내려가니 사거리가 나온다. 한 블록을 돌아 시계의 반대 방향으로 돌다보면 다시 올수 있겠지 생각하고 천천히 걷는다. 등교를 하는 학생들과 일터로 가는 빈트훅 시민들의 바쁜 걸음걸이가 눈에 들어온다. 다시 사거리를 만나 좌회전을 하니 고급 주택가가 나온다. 구릉지대에 지형을 따라 지어진 집집마다 야자수와 자카란다가 있다. 넓은 대지와 나무가 있는 정원을 가진 집주인들은 2~3개의 차고가 딸린 것으로 보아 상류층인 것 같다. 30여분 산책을 하며 돌다보니 숙소가있는 언덕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식당으로 가니 자동으로 주문되어 나오는데 팬케이크 두쪽과 커피가 전부이다. 식당에서 오늘 우리와 합류하게 되었다는 롤렌과 마가렛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그들은 독일인 50대로 롤렌이 은퇴 후 부부가 여행을 한단다. 참 부러운 커플이다. 노매드 시스템은 여행객의 일정과 스케줄에 따라 수시로 여행객을 받고 보내고 한다. 우리팀도 베로니카 캐롤리나 롤렌부부등 4명이 새로들어오고 나가고 했다. (다음 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