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오카방고 비행

 

(2) 델타의 모코로여행

새벽에 잠을 깼는데 어제 저녁에 일찍 잔 이유도 있지만 새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였다. 그이름은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새는 비둘기의 일종인데 소리가 매우컸다. 새가 아침 일찍 일어나긴 한다지만 별이 총총하고 달은 중천에 떠 있는 새벽인데 희한한 녀석들이다. 내가 누워있는 텐트 위 나뭇가지에서도 여러마리가 날아와서 한참을 시끄럽게 하고는 옆 나무로 갔다가 다시 와서 운다. “꼭 끼르륵 꼭끼르르륵….”하는 소리가 커서 나는 커다란 새 인줄 알았는데 날이 밝은 후에 보니 까치 만한 작은 새였다.

 

샤워를 끝내고 돌아오는데 브라이언과 마주 쳤다. 그는 노매드사의 가이드인데 숙박여행팀을 이끌고 우리와 비슷한 여행코스를 돌기에 케이프타운부터 자주 만난다. 그래서 내가 스왁문에서 여권과 현금을 놔두고 왔을 때 브라이언이 챙겨서 이틀 후 힘바 캠프까지 가지고도 왔다. 그는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말한다. 키기크고 서글서글하며 머리는 레게형으로 땋아 내려 금방 눈에 띄는 스타일이다. 오늘 이야기 하는데 그는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폴 출신이란다. 자기네 여행팀은 빅폴에서 스와질랜드, 모잠비크, 레소토 다시 남아프리카로 이어지는 긴 여정 이란다. 우리가 오늘 오카방고 델타로 들어갔다가 나오면 브라이언의 여행팀이 들어갈거란다. 아침잠을 깨운 시끄러운 새는 “Black Collard Dove”란다. 여행을 오래하는 가이드로써 제일 힘든때가 언제냐고 물으니 12월부터 시작되는 우기란다. 우기때가 되면 이곳 시투앙가캠프로 들어오는 길도 진흙탕이 되어 트럭이 길에 빠져 못나오는 경우가 많고 그때는 여행객이 모두 내려 차를 밀거나 도보로 이동하기도 한단다. 심한 경우에는 하루 이틀 진흙탕 위에서 버티기도 하는데 이때는 불도저 같은 것을 불러 견인해야만 한단다.

 

시투앙가 캠프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반무개 차량에 간촐한 배낭과 텐트, , 매트리스를 싣고 오카방고 델타의 오지를 향해 출발했다. 포장도로를 조금 달리다 이내 숲속의 비포장도로를 먼지를 일으키며 달렸는데 아카시아 나무와 모파니트리가 제일 많고 바오밥 나무도 가끔가다 눈에 띈다. 이따금 바분가족과 임팔라들이 놀라 달아나고 나뭇가지 위에는 아프리카매가 자태를 뽐내며 조용히 앉아 있다. 약 한시간 반을 숲속을 달려 도착한 곳은 델타수로의 끝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공원 관리소가 있고 여행객을 통제하는데 델타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 연간 방문객을 제한하고 그날의 입장객도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한다. 마을에는 여느 아프리카 촌락 처럼 둥근 오두막이 여럿 있고 어린아이들도 많다. 아이들은 우리 차가 다가오자 소리를 지르며 손을 흔들어 반겨준다. 물가에 차를 내리니 모코로들이 20여대 정도 세워져 있고 오늘 여행을 끝내고 나온팀도 있고 입장을 하려는 우리팀도 있어 시장통 처럼 복잡하다. 패트릭은 시투앙가에 버디와 같이 남고 우리 여행팀의 지휘는 요리사인 앨버트가 한다. 앨버트는 마을의 가이드들을 섭외하고 즉석에서 모코로 15대를 준비하여 차례대로 우리일행을 태웠다. 모코로는 큰 통나무를 깍아 만든배로 길이가 약6미터 정도인데 6~7명의 성인이 일렬로만 탈수 있다. 보통 성인2명이 타고 모코로를 운전하는 폴러가 뒤에 타는데 긴막대(폴)를 이용해서 배를 움직인다. 수심이 깊지않고 수초가 많은 델타 지형을 오갈 수 있는 가장 적당한 교통 수단인 것이다. 4대의 모코로에는 음식과 솥같은 주방기기, 의자, 텐트 등 공동사용 물품을 싣고 11대의 모코로에는 우리 여행팀이 2명씩 자기짐과 메트리스를 가지고 탔다. 배의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그위에 거의 눕다시피 가장 편한 자세로 델타의 수로를 미끄러지듯이 나간다. 나는 윌슨과 같이 모제스라는 청년이 모는 모코로를 탔는데 이녀석은 장난기 어린 청년으로 힘이 좋아서 수초가 많이난 곳으로도 모코로를 몰아 추월하며 달린다. 이동 시간이 길기 때문에 가면서 모제스와 인사도 하고 델타에 대해서 얘기도 했다. 람세스와 밸라가탄 모코로의 폴러는 날씬한 여성인데 우리가 보기에는 힘에 부칠 것만 같다. 식기류와 텐트를 실은 모코로의 폴러는 뚱뚱한 여인인데 그도 두시간이 넘는 수로 운행은 고된일임에 틀림없지만 웃으면서 폴을 잡고있다.

 

모코로.jpg


우리의 폴러 모제스는 22살이고 미혼이란다. 여자친구는 2명이 있는데 결혼은 아직 할 수가 없단다. 폴러를 한지는 4년째인데 결혼지참금 마련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 델타의 수로는 깊이가 50센티미터에서 깊은곳은 3미터인 곳도 있단다. 미로처럼 수로가 사방에 있고 수면 위에는 “워터릴리”와 “steep gress”가 빼꼭이 자라고 있다. 수련은 크기가 작고 꽃은 흰색과 보라색이 조화된 아름다운 모습이다. “steep gress”는 우리나라의 왕골과 비슷한데 다만 줄기가 각이없는 원통형이다. 델타 수로의 물은 의외로 깨끗하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불순물도 없다고 한다. 아마 수천키로미터를 흘러오면서 강의 끝줄기인 이곳 오카방고 델타에서는 실핏줄 같은 작은 수로를 거치며 수로에 나 있는  수련과 “steep gress”등 여러가지 수초들의 뿌리와 나무뿌리가 여과기능을 하여 불순물 들을 다 걸러 내 버렸으리라. 폴러들은 이곳 수로의 물을 떠서 그대로 마신다. 하기사 우리가 2박3일동안 오지에 머물면서 사용한 식수와 식기를 헹군 물도 모두 수로의 물을 길어다가 사용했다. 나는 수면위의 수련과 스팁그래스를 촬영하고 날아오르는 새들도 보면서 물을 손으로 만져보며 수로를 미끄러져 갔다. 한시간쯤 이동하여 이름모를 섬에서 물을 마시며 쉬는 시간을 가졌다. 가만히 앉아서 여행하는 우리도 더위에 지치고 힘든데 모코로를 밀고 이동하는 폴러들의 고됨은 대단할 것이다. 나는 물병과 보똥 한팩을 뜯어 모제스에게 건넸다. 이제까지 먹을 기회가 없고 어떻게 먹는지를 몰라 가지고 다녔고 며칠전 앨버트에게 한팩을 주고 남은 한팩이다. 모제스가 먹는 시범을 보여주면서 나와 윌슨에게 건네고 람세스에게도 건넨다. 기름이 많이 묻어있는 건조 소고기인데 짭짤하게 간이 배어 고소하다.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 특별한 맛이 없다. 모제스는 아주 맛있게 잘 먹는다. 휴식을 끝내고 수로 위를 계속 저어나가 도착한 곳은 델타의 한 가운데 위치한 나무숲이 있는 섬이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