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프게 영어 공부하는 이들을 향한 독설-4

 

(1) 해외 어학연수를 시작하기 전 선행학습과정

6년간 상당히 많은 수의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참 웃지 못할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나는 학생들이 출국을 하기전 1)어휘, 2)문법, 3)패턴에 관한 선행학습을 반드시 마칠 것을 예비 연수자들에게 강조하는데 나름 여러 방향으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왔던 학생들은 다소 쉽게 느껴질 수 있는 과제를 성실히 수행해오는 반면, 선행학습이 정말 많이 필요한, 영어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학생들의 경우, 오히려 선행학습을 해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후자의 학생들의 핑계는 한결 같이 연수 시작하면서 정말 죽기로 열심히 할 계획으로 한국에서 놀 것 다 놀고 왔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들은 이미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자동차로 경주에 참여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들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결함이 생겼다면 가는 도중에라도 치료해가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달려야 비슷하게라도 갈 수 있을텐데 오히려 준비가 제대로 된 사람들보다 더 게으름을 피운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런 학생들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정말 답답하다.

그렇다면 왜 공부를 해 온 학생들이 해오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걸까? 정답은 바로 “습관”이다. 내가 제시하는 선행학습을 제대로 하자면 적어도 한 장소에서 하루에 몇 시간 정도를 영어만 보면서 지내게 된다. 이렇게 미리 들여 놓은 습관이 하루종일 영어와 분투해야 하는 연수생활을 위한 좋은 워밍업이 되기때문에, 이들의 학습 적응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반면 영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습관이 전혀 없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의욕만 넘치고 몸은 따라주지 않게 된다. 그러면 넘치는 의욕이 오히려 독이 되어 슬럼프로 연결되고 그렇게 초반에 시간을 허비해버리면 연수 중반에는 이젠 시간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있지도 않은, 빨리가는 왕도를 찾느라 안그래도 얼마 남지않은 소중한 시간마저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선행학습은 이만큼 연수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적으로 가르는 중요 요소 중의 하나이다. 본인이 현재 어떤 레벨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연수가 필요할 정도의 영어 실력이라면 선행학습을 해 가야 하는 것은 여전히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선행학습으로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첫째, 중학교 수준까지의 영어 단어를 완벽하게 암기한다.

너무 쉬워서 중학교 영단어에도 안나오는 Desk, Baloon, Chair 등의 슈퍼 초급 단어도 모르고 있다면 초등영단어 책을 중학영단어 책과 함께 암기하는게 효과적이다. 책을 고를 때는 단어를 읽어주는 Mp3파일을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고르는게 좋고 선행학습 기간에 듣고 다니면서 자꾸 따라 읽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어를 외우는 건 영어로 물어볼 때 한글로, 한글로 물어보면 영어로 즉각 반응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한다. 대답이 한참 생각한 후에 나온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해도 좋다. 이 정도 기본 단어들은 어떻게 물어봐도 본능적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암기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공부를 좀 했던 학생들의 경우에도 단어가 쉽다고 그냥 넘어가지 말고 반드시 이런 수준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말로 침대나 영어로 Bed나 느낌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기본 단어는 그 정도로 습득되어 있어야 한다. 그냥 아는 걸로는 의미가 없다.)

둘째, 서점에 가서 패턴책을 하나 사서 읽는다.

요즘 많이 보는 패턴책으로는 백선엽 선생님의 "대박패턴500"이나 이근철 선생님의 "Try Again" 정도를 들 수 있다. 책은 정독으로 연수가기 전까지 2회독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걸어다닐 때는 MP3파일을 지속적으로 듣고 다니며 영어 문장을 따라해보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패턴만 열심히 해도 왠만한 어학원에서 2개월 정도 후에 얻을 수 있는 영어 수준은 연수 시작 전에 이미 가질 수 있다. (서홍 선생님의 영어회화공식 231도 추천할 만 함)

셋째, 문법 동영상 강의를 다운 받아 시청한다.

문법을 한국식으로 공부하는 것은 영어를 제대로 공부하는 길과 멀어지는 길이지만 연수 전 동영상 강의를 가볍게 한 번 훑어주는 것은 연수 중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적절한 준비이다. 동영상 강의를 시청할 때 복습하지도 않을 노트정리 하느라 힘빼지 말고 집중해서 “아 이런 것도 있었지~” 하는 느낌으로 시청하면서 문법의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려두는게 중요하다. 제발 문법을 당장 어떻게 해보려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이는 오히려 문법과 제대로 멀어지는 지름길이다. 보통 토렌트에서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는 한일 선생님의 유일한 영문법(기초)이나 박상효 선생님의 Grammar In Use(basic)를 추천한다. 하지만 영어에 정말 심하게 기초가 없는 학생들은 시원영어 왕초보 편을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다음호에 계속)  (약 열 번의 연재로 실을 수 있는 소중한 글을 제공해준 현재 바기오에서 어학원을 운영하는 김 대경 원장에게 감사드립니다.^.^ ) ♥